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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체험 수피즘의 창시자 (알 비스따미)

작성자
kislam0
작성일
2019-05-23 21:06
조회
172

영성 체험 수피즘의 창시자

 알 비스따미 Abu Yazid Tayfur b, Isa b, Surushan al-Bistami.804-874

생애

이슬람 역사상 위대한 수피 가운데 하나로 추앙받고 있는 아부 야지드 알 비스따미의 원명은 아부  야지드

따이푸트 빈 이사 빈 수루산 알 비스따미다. 804년 무렵에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하지 않으며,

사망한 해에 대해서도 874과 877-878년 두 가지 설이 있다. 알 비스따미는 비스땀 출신이라는 뜻이다.

비스땀은 오늘날 이란에서는 비스탐, 바스탐, 보스탐 등으로  불리는데, 이란 북동부 셈난 주에 있는 도시

다. 아부 야지드  알 비스따미를 다른 이름으로  바야지드라고도 하는데,  이는 아부 야지드의 축약형이다.

그를 존경한 몽골  일한국의 윌제이튀 (재위 1304-1316)는 알 비스따미를  본  따 세 아들의 이름을 각각

비스땀, 바야지드, 따이푸르로 지었고, 1313년 그의 무덤에 돔을 씌웠다고 전해진다.

알 비스따미의 집안은 조부인 수루샨 시절에 조로아스타교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하였다. 무슬림으로 태어

난 그는 이슬람 학자들의 분노를 사 외지 생활을 했던 시절을 제외하고는 생애 대부분을 고향 비스땀에서

보냈다. 알 비스따마는 아부 알리 알 신디로부터 수피 영성을 배웠고,  아랍어를 모르는 스승을 위해 꾸란

과 무슬림 신행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신디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스승이 인도 출신이었기 때문

에, 알 비스따마도 인도 종교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논의가 학계에서 적잖이 제기되어 왔지만 정확히

그 인과관계가 밝혀지진 안았다.

제너는 수피들이 말하는 자기소멸,  즉 파나를 알 비스따마가 사용한 개념으로 여기고, 이는 불교에서 적

멸을 의미하는 니르바나에서 나온 것이라고했다. 하지만 사실 파나라는 개념은 알 비스따마보다 아부 싸

이드 까라즈가 먼저 사용했다.  또 "나에게 영광을"이나 "너는 그것이다"라는 알 비스따마의 표현 역시 인

도의 종교 고전  우파니샤드의 "나에게 경의를, 경의를" 그리고  "그대는 그것이다" 라는 말에서 나왔다고

하지만 진위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

알 비스따마의 영성에 미친 인도 종교의 영향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그

가 '꾸란'이 전하는  하나님의 유일신성에 대한 가르침을 이성의 작용이 아니라 직접  하나님을 체험하려

는 노력을 통해  체현하려고 했다는 점이다. 그리하여 신인합일이라는 신비의 경지에 도달하고는 완전한

자신이 사라지고 오로지  하나님의 유일하심만이 존재하는 그 엄청난 현실을 표현하여 당대는 물론 후대

수피 무슬림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영성 체험의 황홀함을 표현해 낸 원조 수피

이슬람 영성 전통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타사우프, 즉  수피주의에는 크게 세 가지 흐름이 있다. 첫 번째

는 주류라고 부를 수 있는 깨어있는 수피다.  알 주나이드(910년 사망)를  비롯한 이 많은  수피들은 이슬

람법 테두리 안에서 신실한  종교생활을 하며 내면 깊숙이 신과  합일을 추구한 사람들이다. 두 번째 부류

는 오로지 하나님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만을 지고의 선으로 삼기에,  겉으로 드러나는 일체의 신앙행

위, 이를테면 예배나 단식 등을 허식으로 여기는 사람들이다.  다시 말해,  이슬람법을 의도적으로 무시하

면서 도저히  무슬림이라고 보기 어려운 언행을 하는 수피들이다.  이들은 '매를 버는' 사람들에 해당하는

데, 아랍어로 '비난'이라는 뜻의 '말라마'라는 말을 써서 이들을 '말라마티야'라고 한다. 이들은 자신에 대

한 믿음이나 오만함을 철저히 부정하고 낮게 수그리면서 소박하게 살고 믿음을 위해서라면 사람들로부터

여하한 욕을 듣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세 번재 부류의 수피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욕을 먹

는다는 점에서는 말라마티야와  비슷하지만,  하나님과 합일된 상태의 기쁨을 취한 사람처럼 느끼고 표현

하였기에 '도취한' 수피'라고 부른다.

알 비스따미는 최초로 수피 체험의 활홀함을 표현해 낸 도취한 수피의 원조다.  저술은 남기지 않았지만

그가 발설한 500여 개의 말씀이 제자나 생전에 그를 만난 사람들을 통해 전해져 오고 있다. 도취한 수피

의 종교체험 표현은 일반 무슬림들이 듣기에는 충격 그 자체다. 영성적이고 비의 적이며 중의 적인 표현

이라고 여기고 듣지 않으면 불경한 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비이슬람적이다.  예를 들어보

면 다음과 같다.  철저한 유일신 신앙을 견지하는 무슬림들은 오로지  하나님만이 영광을 받으실 분이고

오로지 하나님만이 권능을 지니신 분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알 비스따미는 이렇게 말한다.

"나에게 영광 있으라. 나의 권능은 얼마나 위대한가!"

어찌보면 지독히  신성모독적인 발언으로 오해할 수 있다.  이슬람법의 테두리 안에서 신앙생활을 하던

전통적 무슬림들의 눈을 찌푸리게 할만 했던 그의 대담한 체험 표현의 예를 몇 가지 더 들어보자.

"나는 그분이다."

"모세는 하나님을 뵙고자 하였으나, 나는 하나님 뵙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분이 나를 보시길 원하신다."

카으바 신전이 내 주위를 도는 것을 보았다."

알 비쓰따미가 말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현상적 세계를 넘어  초월자와 합일 했을 때 드러나는 진리다.

종교체험이란 오토의 말처럼 '떨리고 매혹적인 신비로움'을 몸소 경험하는 것이다. 인간은 '궁극적 실

재'의 체험을 통해 현상이 아니라 세상의 본질을 본다. 실로 종교체험을 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

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더라"고 하는데,  바로 알 비스따미는 체험을 통해 오로지 하나

님의 유일성으로 가득 차 있는 세상의 실상을 느끼고 표현한 것이다. 그렇기에 그의 말을 알 주나이드

와 같이 깨어있는 수피들이 인용하며 그 의미를 새겼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의 발언이 신비체험을 통

해 자아가 완전히 소멸하여 하나님과 일치한 신비의 경지에서 하나님께 도취한 말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느끼길 원하는 사람들의 내면은 는 깨어 있다. 수피는 자신의 부족함을 늘 깨닫고 죄인임을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들이다. 알 비스따미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모스크를 더럽힐까 걱정되어 들

어가는 것을 꺼리는 생리중인 여자처럼,  모스크에 들어갈 때마다  문 앞에서 한참 동안 서서 울곤 하

였다고 한다. 또 물질적 세상과 거리를 두고 살았다.

"세상은 아무 것도 아닌데 어떻게 버릴 수 있겠느냐?"

이러한 역설적인 말로 그는 세상과 진정으로 절연하는 것은 단순히 세상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빈

곤을 항상 내면화시키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또 그는 이슈끄 라는 말로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면서 신의 사랑이 신에 대한 인간의 사랑보다

선행한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스스로가 범했던 네 가지 잘못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나는 내가 하나님을 기억하고, 알고, 사랑하고  찾는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결국 그분이 나를 먼저 기억하고,  알고,  사랑하고,  찾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처럼 알 비스따미의 삶은 하나님과 하나되는 열망으로 채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님에

대한 그의 집중력은 실로  대단하여 20여년 동안 늘 옆에서 시중을 들던  제자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항상 이름을 물어보았다고 한다.  이에 제자가 놀리는 것이냐며 항의하자, 그는 다음과 같이

해명 했다고 한다.

"그분의 이름이 내 마음에 들어오면 다른 모든 것을 다 내쫓아 버린다.  그래서 새로운 이름을 들을

때마다 곧 잊어버리고 만다."

알 비스따미의 매력과 위대함

알 비스따미의  매력은 바로 법학자나  신학자의 딱딱한 해석을 벗어나  이슬람의 핵심인 하나님의

유일성을 체험을 통해 전해주는 데 있다.  알 비스따미를 비롯한 수피주의자들은 비 이슬람적인 요

소가 가득하고, 무슬림을 수동적이고 현실 부정적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 왔다.  그

러나 이들이야 말로 법학 일변도의 건조하고도 외면적인 이슬람에 진정한 신앙과 체험이라는 내적

의미를 부여하였다.  기독교가 그리스 철학을 인용하여 신학을 발전시키고  이를 통해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데 전력하였다면, 이슬람은 '꾸란'과 예언자의 전승을 기초로 샤리아(신법)를 발견하는데

온 힘을 기울였다.

법학자들의 눈에 보이는  종교법의 틀에서 이슬람적 가치를 찾는 데에 치중하였다면,  수피들은 법

이라는 외면적 틀을 벗어 버리고  체험을 통한 내면적 가치에 몰입하였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주어

지고 알려진 길을 그저 따라 가기만하는 피동적인 삶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알라를 찾고 그분과 하

나가 되려는 극점을 향한 인간의 지고한 열망이 수피들의 종교 체험을 통하여 표출된 것이다.

알 비스따미의 위대함은 바로 그러한 체험을  과감하고 충격적인 언어를 통해 가감 없이 전해주었

고 체험에 걸맞게 도덕적인 삶을 살았다는 데에 있다.  비이슬람적이고 지극히 불신앙적으로 보이

는 그의 체험 언어가 천 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이슬람 문화권뿐만 아니라 비이슬람 문화권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이슬람을 통한 그의 실제 체험과 언표가 보편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강렬한 열망을 지닌 (영적) 숙련자가 이기적인 사람들의 이슬람보다 더 고귀하다."

위와 같은 파격적인 그의 말에서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보편적 종교 체험의 위대함을 재발견하

고 있는 듯하다.

박현도. 명지대학교